티스토리 뷰
남아프리카공화국, 흔히 ‘남아공’이라고 불리는 이 나라는 단지 아프리카 대륙의 남단에 위치한 국가라는 의미 이상이에요. 이곳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독특한 사회적 맥락을 지니고 있고, 그 특성은 교육 현장, 특히 국제학교 시스템에도 깊이 반영돼 있어요.
특히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더반 등 대도시 국제학교에서는 기존의 성적 중심 교육과는 확연히 다른 ‘사회 참여형 통합 교육 모델’이 자리 잡고 있어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교육, 그게 바로 남아공 국제학교의 특징이에요.
단순한 봉사가 아닌, 지역과 ‘함께’ 만드는 수업
남아공 국제학교의 수업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아요. 특히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수업 자체가 지역사회와의 협업 프로젝트로 구성돼요.
예를 들어,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한 국제학교에서는 슬럼가 어린이들을 위한 이동식 아동도서관을 운영해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도서 선정 → 디자인 → 제작 → 운영 → 평가 전 과정을 맡아요. 심지어 현지 정부 기관과 NGO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기도 했죠.
또 다른 학교에서는 ‘여성의 날’을 맞아 학생들이 현지 여성 인권 단체와 공동으로 성평등 교육 워크숍을 열고, 지역 미혼모를 위한 위생 키트 제작 및 배포 활동을 진행했어요.
이런 프로젝트 수업의 특징은 실제 사회 속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된다는 점이에요. 이론만 배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진짜 사람들과 부딪히고, 조율하고, 실패도 겪는 경험을 통해 진짜 성장의 계기를 만들죠.
다양성의 깊이를 체감하며 자라는 교육 환경
남아공은 그 누구보다도 다문화 사회의 현실과 과제를 몸으로 겪어온 나라예요. 인종차별 정책이었던 아파르트헤이트의 역사, 그 이후의 통합과 갈등, 그리고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 구조적 불균형. 이 모든 요소는 학생들이 단순히 뉴스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직면하고 느끼는 문제들이에요.
국제학교의 교실 안에도 백인, 흑인, 혼혈, 아시아계 등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해요. 이 안에서는 문화적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종종 충돌이 발생하기도 해요.
하지만 교사들은 그런 상황을 피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단, 학습의 기회로 전환해요. 예를 들어 어떤 수업에서는 실제로 학생 간의 의견 충돌이 토론 주제로 이어지고, 그 안에서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요.
국제 교육 기준 속에 살아 있는 현지성
남아공의 국제학교는 대부분 IB 디플로마, Cambridge IGCSE, 미국 AP 등 국제적으로 검증된 교육과정을 따르지만, 그 내용을 현지에 맞게 매우 유연하게 조정해요.
가령 문학 수업에서는 시대별 영문학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 남아공 출신 시인들의 시, 아프리카 대륙의 구술 문화 전통도 함께 다뤄요.
역사 수업에서는 세계사와 병행해 남아공의 인권운동, 아파르트헤이트의 전개와 해체 과정, 그리고 그 유산이 현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토론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깊이 있게 배워요.
마무리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제학교는 다른 나라의 국제학교처럼 명문대 진학률이나 시험 성적으로 경쟁하지 않아요. 물론 그런 성과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학생 한 명이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이에요.
만약 자녀가 단순히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줄 아는 감각과 책임감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남아공의 국제학교는 그 꿈에 가장 가까운 교육 환경일 수 있어요.
여기선 시험 점수보다 실제 행동과 말의 무게를 가르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