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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해외 교육을 고민할 때 미국이나 영국만 보는 건 옛말이에요. 특히 영어권 국가 중에서 호주나 뉴질랜드 국제학교에 관심 갖는 학부모들이 점점 늘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막연히 “자연 좋고, 물가 싸고, 영어 쓰는 나라니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곳에서 아이를 보내본 분들 얘기를 들으니, 교육 방식 자체가 꽤 매력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여긴 애들이 학교 가는 걸 무서워하지 않아”
이건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인이 직접 한 말이에요. 그 집 둘째는 내성적인 편인데, 한국에서는 유치원 적응도 어려워했거든요. 근데 뉴질랜드 국제학교에 다니면서부터는 “학교 가는 날이 제일 좋은 날”이 됐대요.
왜 그런가 했더니, 수업 방식이 많이 달랐어요. 아침에 학교에 가면 전교생이 모여서 카페트 위에 둘러앉아 이야기하는 시간부터 시작돼요. 그날의 기분, 어제 있었던 일, 주말에 읽은 책… 이런 걸 자연스럽게 나누면서 수업이 열리죠.
그리고 그다음 수업 시간도 무조건 교과서 중심이 아니에요. 과학 수업이더라도 교실 안에 모형 만들기, 야외에서 식물 관찰, 심지어 물속 생태 조사까지 직접 해보는 걸 강조하니까요. “이해”보다 “경험”이 먼저라는 분위기라고 해요.
학생 중심, 자유로운 탐구식 수업
호주와 뉴질랜드 국제학교들은 대부분 IB 과정이나 호주식 교육과정(VCE, HSC) 또는 NCEA(뉴질랜드 국가자격 과정)을 따르고 있어요. 공통점은 하나예요. 학생 주도성을 엄청나게 중시한다는 점이죠.
예를 들면, 한 국제학교에선 ‘쓰레기 문제’를 주제로 아이들이 직접 자료를 조사하고 마을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지역 신문에 글까지 기고했다고 해요. 이건 단순 숙제 그 이상이죠. 학교가 아이들에게 “너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라고 진짜로 믿게 만드는 환경 같았어요.
또 하나 놀랐던 건, 학년별 ‘고정 교과서’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기준은 있지만, 교사가 직접 학기마다 수업 구성안을 짜고, 아이들의 수준과 관심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어요. 이런 구조 덕분에 아이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을 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입시보다 ‘삶’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
한국에서 자란 우리는 공부하면 ‘대학’이 자동으로 따라오잖아요. 근데 이쪽 교육은 조금 달라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느낌이에요.
예를 들어, 호주의 한 국제학교에선 고등학생들이 1년간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게 꼭 전공 관련이 아니어도 돼요. 누군가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어떤 학생은 자전거 여행기를 썼다고 해요. 그걸 통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자료를 조사하고, 시간 관리를 하는 걸 배우는 거죠.
또 뉴질랜드는 ‘웰빙 교육’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감정 표현, 스트레스 관리, 친구 관계 같은 걸 수업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다뤄요. 한 학생은 학교에서 “내가 슬플 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배웠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시험은 있어요. 그런데 시험 하나로 인생이 정리되지 않아요. 그게 이 나라 교육의 가장 큰 차이이자, 아이들에게 주는 여유 같아요.
마무리하며
호주와 뉴질랜드의 국제학교는 지식만 쌓는 교육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별히 천재가 아니어도,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탐색할 수 있고, 조금 느려도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 그리고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각을 어릴 때부터 심어주는 분위기.
만약 아이에게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교육, 그리고 자연과 함께 배우는 여유로운 학교생활을 주고 싶다면 호주와 뉴질랜드 국제학교는 정말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그곳의 어느 교실에선 누군가가 “어제 꿈꾼 이야기를 나누며 수업을 시작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